한시

이불 위에 새기는 청렴.

신두환 2024. 11. 18. 12:34

대한민국에 과연 청렴은 있는 것인가? 여기 '서애 유성룡의 이불에 새기는 청렴'을 소개 한다.

 

안동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신두환.

 

獨寢不愧衾銘 (혼자 누워도 이불에 부끄럽지 않은 좌우명)

 

깊은 밤 깜깜한 때는 / 暮夜之暗

상제가 나에게 임하고 / 帝其我莅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는 / 屋漏之幽

신명이 살피고 있다 / 神其爾伺

모를 것이라 말을 말라 / 勿謂無知

그 기미는 훤히 드러난다 / 其機孔彰

무엇이 나쁘냐고 하지를 말라 / 勿謂何傷

그 사특한 것이 점점 자란다 / 其慝將長

숨기려는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게 없고 / 莫見者隱

은미한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게 없으니 / 莫顯者微

잠깐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 斯須不謹

모든 잘못이 나에게 온다 / 衆惡皆歸

내게 있는 내 마음 / 我有我心

밝고도 신령하다 / 旣明且靈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 一有爽德

양심이 편치 않네 / 中心不寧

어찌 남이 알아야만이 / 豈待人知

굳이 부끄러워할까 / 然後爲愧

이래서 군자들은 / 是以君子

행여나 잘못될까 자나 깨나 걱정이네 / 罔敢或肆

성의가 중심에 심어지면 / 一誠植中

행동거지는 다 예에 맞다네 / 動必以禮

게으르고 간사한 나쁜 행동을 / 惰慢邪僻 어찌 나에게 있게 하리요 / 寧設于體

낮이면 분주하다가 / 日用造次

밤들어 쉬게 된다 / 向晦燕息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 翼翼兢兢

상제의 법칙대로 따를 지어다 / 維帝之則

간사하고 사사로운 욕심 멀리하여 / 剔邪去私

 타고난 성품을 보존하세 / 是保是守

양심상 허물될 게 없다면 / 內省不疚

이 세상에 무엇이 부끄럽겠나 / 何愧之有

지극한 그 경지를 추구하면 / 推其極致

천지와 같이 높고 넓다네 / 浩然天地

위대하도다 진서산(眞西山)이여 / 卓哉西山

학문에 힘씀이 지극히 깊었도다 / 用力深至

일깨워 주는 그 한 말씀은 / 一言警策

후생들의 산 교훈이라 / 以迪來裔

덕을 닦으면 날마다 훌륭해지지만 / 作德日休

잘못을 행하면 날마다 옹졸해지니 / 作僞日拙

성인과 광사(狂士)의 구분은 / 聖狂之別

여기에서 그 길이 달라지도다 / 由此異轍

성실하지 못하면 아무 일도 안되는 것 / 不誠無物

예부터 그 말을 듣고있다 / 古聞其語

신은 삼가 명문을 써서 / 臣拜銘之

감히 가까이 모신 분께 아뢰옵니다 / 敢告褻御

 

서애 유성룡의 글이다. 나는 이글을 읽고 가슴을 움켜 쥐고 감동했노라. 청렴을 다시금 맹세 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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