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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문화콘텐츠 연구소

스승의 날 안동대 신문 사설

스승의 날 본질을 바로보자.

 

안동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신두환.

 

스승이란 무엇인가?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이었던 한유는 스승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옛날에 배우는 자는 반드시 스승이 있었다. 스승이라는 자는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떳떳한 도리(道)를 전하고, 本業(본업)을 주기 위해 방법을 제시하고, 疑惑(의혹)을 풀어주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알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누가 능히 의혹이 없으랴. 의혹이 있으면서도 스승을 좇지 않는다면 그 의혹됨이 끝내 풀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지금도 스승의 정의에는 이 말들이 들어가야 한다. 다만 오늘날에는 ‘친절한 안내자’라는 의미가 추가되고 있을 뿐이다.

 

스승은 섬겨야 하는가?

 

《국어(國語)》 진책(晉策) 1권에, “사람은 세 분의 은혜로 살게 마련이니, 그분들을 똑같이 섬겨야 한다. 어버이는 낳아 주신 분이고, 스승은 가르쳐 주시는 분이고, 임금님은 먹여 주시는 분이다.[民生于三事之如一. 父生之 師敎之 君息之]”라는 말이 나온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다. 또 “거죽을 길러주는 이는 부모요 속을 길러주는 이는 스승이다. 고로 부모와 스승은 일체다.”라는 말도 전해온다.

이 땅의 선현들은 스승을 존경하여 모시고자 그 이름을 새긴 위패를 봉안하고 사우를 지어서 그 정신을 계승하면서 매년 봄, 가을로 제사를 지낸다. 모시던 자가 죽으면 그 자제들이 뒤를 이어 모신다. 그렇게 몇 백 년을 모셔온 서원이 이 땅에 얼마나 많은가? 대한민국은 서원의 나라이다. 우리 대학 안에도 퇴계 선생이 우탁선생을 모시기 위하여 지었던 역동서원이 있다. 안동은 도산서원을 비롯한 서원들이 골마다 즐비하다. 지금까지도 스승에 대한 존경과 그가 배웠던 학문을 숭상하면서 그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스승의 날은 존재해야 하는가?

 

세계의 여러 나라들도 날짜는 각각 다르지만 대부분 스승의 날을 정해서 스승을 섬겨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8년 5월 8일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아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들을 위문하기 시작하면서 논의가 시작되었다. 1963년 10월 서울과, 1964년 4월 전주에서 청소년 적십자단의 각도 대표가 모여 회의를 열고, 사은 행사를 가지기로 하였다. 이를 계기로 1963년 제12차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에서는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여 기념할 것을 권장했다. 1964년에는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변경하고 날짜도 5월 26일로 정하였다. 1965년에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였다. 스승의 날은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존경하며 추모하는 뜻으로 제정한 날이다.

그러나 스승의 날 행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촌지와 향응으로 사도를 무너뜨리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촌지는 손가락 한 마디만한 아주 적은 정성이란 좋은 말이다. 지금은 뇌물의 뜻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돈 몇 푼에 스승의 이름을 함부로 파는 자 세상에 있지 아니하다. 대한민국의 스승들은 스승의 날을 정하라고 한 적이 없다. 우리의 선현들은 스승의 날이 없었어도 스승을 잘 섬겨 왔다. 아! 이 땅에 진정한 스승이 없는 것인가 스승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것인가? 슬프다 올바른 사도가 없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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