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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신문 칼럼

경북매일신문 칼럼 "어설픈 정치 읽기".

어설픈 정치 읽기.

 

선거에 있어서 언제나 국민의 심판은 옳았다. 이번선거의 꽃은 누가 뭐래도 박근혜 의원이었다. 살아서 돌아오라! 저도속고 국민도 속았습니다! 공중파를 타고 흘러나오는 박근혜 의원의 목소리는 극도로 자제된 울분이었습니다. 잘못된 한나라당의 공천횡포에 대한 억울한 호소였습니다. 가냘 퍼 보이는 한 여인의 순결한 하소연이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세속에 물들지 않고 청초하게 피어난 한 송이 목련꽃과 같았습니다. 그날따라 목소리는 약간 떨리는 듯 마치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거짓말을 해보지 않는 사람처럼 깨끗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은 뭐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당사자들을 준엄하게 심판 했습니다. 원칙을 고수하는 당차고도 똑똑한 정의로운 여인! 이것이 정치의 문외한인 필자가 어설프게 바라보는 박근혜 의원의 선거바람이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9 총선 공천’을 “정당정치를 후퇴시킨 무원칙한 공천”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강재섭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더이상 누구도 이제 공천 결과에 대해 시비 걸지 말라”고 선언하였다. 강재섭 대표는 “이번 공천은 세대교체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고 싶은 공천심사위원들의 충정이 있었다”며 “대표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권교체 마무리와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강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것이었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다. 한 당의 대표로서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번 선거에 강재섭 대표가 자기의 지역구에 출마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자기지역구의 민심이 자기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당선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만약 뻔히 떨어질 줄 알면서 불출마를 선언을 했다면 정의롭지 못한 행동인 것이고 만약 떨어질까 두려워서 피한 것이라면 비굴한 행동이다. 더군다나 속았다고 주장하는 약자에게 한 번 더 속인 결과가 된다. 정치인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워야 한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소리 없이 침몰해가는 도덕성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한비자의 세난(說難) 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미자하(美子瑕)라는 미소년은 위(衛)나라 영공(靈公)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위국의 법률에는 몰래 임금의 수레를 탄 사람은 발꿈치를 자르는 형벌에 처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미자하는 어머니가 위급한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서 임금에게는 말도 없이 임금의 명이라 속이고 임금의 수레를 타고 그의 집에 갔습니다. 임금은 뒤에 이 사실을 듣고 '효성이 지극한 자이다. 어머니를 생각한 나머지 그 무서운 형벌도 잊었구나'하며 미자하를 현명하다고 칭찬했다. 그 후에 미자하는 임금을 따라 과수원에 놀러 갔습니다. 복숭아를 먹다가 그 맛이 너무 좋았으므로 다 먹지 않고 그 나머지를 임금에게 드렸습니다. 그때 임금은 '나를 사랑한 나머지 그가 먹었던 것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나에게 먹이려 하는구나.'하고 감격해 말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점점 흘러 미자하의 얼굴색이 쇠하자 임금의 총애는 해이(解弛)해져 갔다. 임금은 그에게 죄를 주었습니다. 임금은, '이놈은 지난날 임금의 명이라고 속이고 나의 수레를 탔고, 또 한 번은 나에게 먹다 남은 복숭아를 먹인 놈이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생겨난 고사성어가 ‘색쇠애이(色衰愛弛)’이다. 예쁘던 얼굴색이 늙어 추해지면 사랑도 따라서 해이해 진다는 뜻이다. 언제까지 국민들이 당신들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것인가? 이들 정치인들에게 애정이 식으면 국민들은 어떤 말을 할 것 같은가? 지금 복당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제도 그렇다. 국민들의 애정이 멀어지기 시작하면 그 때는 것 잡을 수 없이 흐른다. 이명박 대통령은 타협과 화합의 정치를 주문하고 있다. 국민들의 애정이 남아 있을 때 잘하라. 야당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견제와 반대를 하더라도 국민들의 애정이 식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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