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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신문 칼럼

최진실과 삼인성호(三人成虎). 경북매일신문 칼럼

최진실과 삼인성호(三人成虎).

 

안동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시인. 신두환

 

중구삭금(衆口鑠金)! “많은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인다.”는 이란 말이 있다. 그 예쁘고 깜찍했던 인기 탈렌트 최진실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사유는 방송을 타고 흘러나온 사이버 상의 악성 루머 때문이라고 한다. 확실한 검증과 신빙성을 확보하지도 않고 무조건 한바탕 호들갑을 떨고 보자는 우리나라의 막가 식의 방송행태도 여기에 일조를 가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방송인가? 철학 없는 방송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어 사람을 잡고 있다. 지금 이순간도 헤아릴 수 없는 인터넷 상의 악성 댓글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유언비어를 날조하며 사람들을 공격해 댄다. 이 악성 글들이 가슴에 스며들면 어떻게 될까? 마치 독이 퍼지듯이 사람을 급습한다. 얼마나 괴롭고 얼마나 억울했으면 죽음을 선택했을까?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인터넷 공간은 편리한 문명의 이기만은 아니다. 때로는 인류에게 해를 끼치는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사이버 상에서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으려면 품격 높은 사이버 상의 윤리와 도덕을 수반해야 한다. 인터넷 상의 사이버 공간은 공중변소 화장실에 표현된 이상한 그림이나 욕설을 낙서해 놓는 그런 저질 공간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처벌받아야 할 범죄행위라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중국 전한 시대의 유향(劉向)이 전국시대(戰國時代,기원전 475 ~ 222)의 수많은 제후국 전략가들의 정치, 군사, 외교 등 책략을 모아 집록한 자료를 《전국책(戰國策)》이라 한다.그『전국책(戰國策)』,「위책(魏策)」에 이런 이야기가 전해온다. <위나라 신하 방총(龐葱)이 위(魏)나라 태자와 함께 인질(人質)이 되어 조(趙)나라 수도 한단(邯鄲)으로 가게 되었을 때, 위나라 왕에게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지금 어떤 한 사나이가 시중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전하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믿지 않겠다.” “그러면 두 사람이 와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과인은 의심해 보겠노라.” “세 사람이 와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과인은 그것을 믿을 것이오.” “저 시내 한가운데에 호랑이가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세 사람이 말에 의해 호랑이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이제 신이 태자를 모시고 한단으로 가면 이곳 대양(大梁)은 저자거리에서 멀리 있고, 신을 험담하는 자가 세 사람이 넘을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이것을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과인이 알아서 하겠소. 과인은 유언비어를 절대 믿지 않을 것이오.” 방총은 이 말을 왕에게 다짐해 두고 한단으로 떠났다. 방총과 태자가 한단에 도착하기도 전에 벌써 방총을 험담하는 거짓 참소가 왕의 귀에 들렸다. 그 한참 후에 조나라와 사이가 좋아져서 태자가 인질에서 풀려났는데도, 방총은 마침내 왕을 뵙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삼인성호(三人成虎)이며, 혹은 삼인시호(三人市虎)라고도 한다. 세 사람이 짜면 거리에 범이 나왔다는 거짓말도 꾸밀 수 있다는 뜻으로,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곧이듣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객관성 없는 우리 방송 이야기이며 광우병이나 최진실 사건처럼 사이버 상에서 자행되고 있는 악성 거짓 루머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우리 사회에는 지난 몇 년 동안 없는 사실을 만들어 사람을 헐뜯고 남을 비방하여 자기의 입지를 굳혀보려는 야비하고 치졸한 정치행태가 만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이버 상에서 숨어서 유언비어를 날조하여 인신을 공격하는 것은 화장실에 앉아서 벽에 낙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치졸하고 비열한 짓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 사이버 폭력으로부터 인권을 유린당하지 않도록 강력한 법을 만들어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인터넷 상의 근거없는 소문과 `악플'을 규제.처벌하는 법을 추지해오던 중에 최진실 사건이 터지자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사이버모욕죄.인터넷실명제“는 너무나 당연한 법이라고 판단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야당은 인터넷 감시로 사실상 `사이버 계엄령'"이라고 대립의 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인터넷 공간이 범죄의 소굴로 변하고 창녀촌의 소굴 같이 인류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 도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을 규제하는 법령의 모색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이버 공간의 아름다운 문화가 빨리 정착되어 건전하고 품격 높은 표현의 자유가 구가될 수 있도록 강력한 법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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