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과연 청렴은 있는 것인가? 여기 '서애 유성룡의 이불에 새기는 청렴'을 소개 한다.
안동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신두환.
獨寢不愧衾銘 (혼자 누워도 이불에 부끄럽지 않은 좌우명)
깊은 밤 깜깜한 때는 / 暮夜之暗
상제가 나에게 임하고 / 帝其我莅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는 / 屋漏之幽
신명이 살피고 있다 / 神其爾伺
모를 것이라 말을 말라 / 勿謂無知
그 기미는 훤히 드러난다 / 其機孔彰
무엇이 나쁘냐고 하지를 말라 / 勿謂何傷
그 사특한 것이 점점 자란다 / 其慝將長
숨기려는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게 없고 / 莫見者隱
은미한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게 없으니 / 莫顯者微
잠깐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 斯須不謹
모든 잘못이 나에게 온다 / 衆惡皆歸
내게 있는 내 마음 / 我有我心
밝고도 신령하다 / 旣明且靈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 一有爽德
양심이 편치 않네 / 中心不寧
어찌 남이 알아야만이 / 豈待人知
굳이 부끄러워할까 / 然後爲愧
이래서 군자들은 / 是以君子
행여나 잘못될까 자나 깨나 걱정이네 / 罔敢或肆
성의가 중심에 심어지면 / 一誠植中
행동거지는 다 예에 맞다네 / 動必以禮
게으르고 간사한 나쁜 행동을 / 惰慢邪僻 어찌 나에게 있게 하리요 / 寧設于體
낮이면 분주하다가 / 日用造次
밤들어 쉬게 된다 / 向晦燕息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 翼翼兢兢
상제의 법칙대로 따를 지어다 / 維帝之則
간사하고 사사로운 욕심 멀리하여 / 剔邪去私
타고난 성품을 보존하세 / 是保是守
양심상 허물될 게 없다면 / 內省不疚
이 세상에 무엇이 부끄럽겠나 / 何愧之有
지극한 그 경지를 추구하면 / 推其極致
천지와 같이 높고 넓다네 / 浩然天地
위대하도다 진서산(眞西山)이여 / 卓哉西山
학문에 힘씀이 지극히 깊었도다 / 用力深至
일깨워 주는 그 한 말씀은 / 一言警策
후생들의 산 교훈이라 / 以迪來裔
덕을 닦으면 날마다 훌륭해지지만 / 作德日休
잘못을 행하면 날마다 옹졸해지니 / 作僞日拙
성인과 광사(狂士)의 구분은 / 聖狂之別
여기에서 그 길이 달라지도다 / 由此異轍
성실하지 못하면 아무 일도 안되는 것 / 不誠無物
예부터 그 말을 듣고있다 / 古聞其語
신은 삼가 명문을 써서 / 臣拜銘之
감히 가까이 모신 분께 아뢰옵니다 / 敢告褻御
서애 유성룡의 글이다. 나는 이글을 읽고 가슴을 움켜 쥐고 감동했노라. 청렴을 다시금 맹세 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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