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의 시 촉도난(蜀道難)과 중국 四川의 대지진.
‘네 개의 아름다운 강이 흘러간다’는 뜻에서 사천성이라고 했다던가!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산천의 도시 중국 사천의 대지진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그 옛날 촉나라 땅 사천을 노래한 李白의 시 촉도난(蜀道難)을 한국어로 옮기며 애도와 위로의 뜻을 삼가 전한다.
우 아아아!
아득하게 높고도 아찔하구나!
촉으로 가는 길이 험난한 것은
저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렵도다!
촉나라 국조였던 잠총(蠶叢)과 어부(魚鳧)께서
개국을 한지가 그 얼마나 되었던가.
그로부터 사만 팔천년 동안
처음부터 진나라와는 사람이 통한 적이 없었고
서쪽의 우뚝 솟은 태백봉에는 鳥道만 있을 뿐인데
어떻게 그 먼 아미산 꼭대기를 가로지를 수 있겠는가.
땅이 무너지고 높은 산이 꺽여 장사들이 죽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하늘사다리와 바위 잔도를 갈고리로 이었다네.
꼭대기는 태양신의 수레를 끄는 육룡(六龍)이 해를 도는 이정표가 되고
천 길 낭떠러지 아래는 세찬 물결이 절벽에 부딪쳐서 강을 휘돌아 나간다.
황학(黃鶴)이 날개를 쳐도 오히려 넘을 수가 없었고
원숭이도 넘으려 하나 잡아당길 것이 없어서 걱정이라네.
청니(靑泥)봉의 산길은 얼마나 꼬불꼬불 얽히었던지.
백 걸음에 아홉 번은 험난한 산길을 돌아 넘어야 한다.
삼태성을 만지면서 우물별을 지나서 온 곳을 쳐다보며 어깨로 숨을 쉬고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앉아서 장탄식을 한다네.
그대는 촉나라 여행에서는 언제쯤에나 돌아올 텐가.
무서운 길과 높이 솟은 바위는 잡을 수도 없고
보이는 것은 다만 고사목 위에서 두려워 슬피 우는 새들 뿐.
두려움에 수놈이 날면 겨우 암놈이 그 뒤를 따르며 숲속을 맴돌 뿐.
게다가 소쩍새 울어대는 소리 들리나니.
달이 텅 빈 온산을 수심에 겹게 하기 때문이라오.
촉으로 가는 길이 험난한 것은
저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렵도다!
이 말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붉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게 한다,
연이은 봉우리들은 하늘과 거리가 한 자도 못되는데
고사목이 된 소나무는 절벽에 거꾸로 걸려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세찬 물줄기는 우렁찬 소리를 다투며
바위벽에 부딪치고 돌 구르는 소리는 우레가 치는 듯 온산을 뒤흔든다.
그 험난하기가 이와 같거늘
아! 먼 길을 떠나간 나그네여.
어떻게 돌아오려나.
검각(劍閣)산의 날카로운 봉우리는 너무나 높은데
한사람이 관문을 지키면 만 명이라도 뚫지 못하네.
지키는 사람이 혹시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리나 승냥이로 변할 수도 있다.
아침에는 사나운 호랑이를 피해야 하고
저녁에는 큰 뱀을 피해야 한다네.
그놈들은 어금니로 씹고 피를 빨아
사람을 죽이기를 삼대같이 한다네.
금성(錦城: 성도의 옛 이름)이 비록 즐길만하다고 하나
일찍 집에 돌아옴만 못하다오.
촉으로 가는 길이 험난한 것은
저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렵도다!
몸을 돌려 서쪽을 바라보며 마냥 탄식할 뿐이네.
이 시는 이태백이 42세 때 지은 시로 飮中八仙의 한 사람이었던 賀之章이 이 시를 보고 그의 시재에 깜짝 놀라 ‘이 사람은 보통사람이 아니고 인간세계로 귀양 온 신선’이라 하여 謫仙人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이백을 황제께 천거하여 翰林奉公이 되게 했다는 유명한 시이다. 사천 이곳은 詩仙 李白이 5세 때 부모를 따라 蜀의 淸廉鄕 (지금 四川성 江由市 근처)로 이사 와서 약 20년간을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지진으로 이백이 살았던 고택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해진다.
이 시 속의 “땅이 무너지고 높은 산이 꺽여 장사들이 죽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하늘사다리와 바위 잔도를 갈고리로 이었다네.”라는 시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화양국지』에 이르기를 “옛날에 秦나라 惠王이 다섯 딸을 蜀나라에 시집보내기를 허락하니 蜀나라 왕은 다섯 명의 장사들을 보내어 그들을 맞이하게 하였다. 梓棟 근처에 이르자 집체만한 뱀이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한 사람이 그 꼬리를 잡고 당겼으나 당해내지를 못하자 이에 다섯 명의 장사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꼬리를 잡고 크게 소리치며 끌어내려다가 산이 무너져서 다섯 명의 장사가 산에 파묻혀 죽었다.”고 전한다. 또 『蜀王本紀』에는 “산이 무너져서 진나라의 다섯 미인은 바위로 변해서 무너진 산에 다섯 개의 바위가 생겼다”고 하고 있다. 이에 蜀나라 사람들이 드디어 길을 낼 수가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 옛날에도 땅이 무너지고 산이 꺽이는 무서운 지진 같은 것이 있었나 보다.
아! 그놈의 큰 뱀이 또 장난을 친 것인가. 이런 큰 변고가 사천을 덮치다니! 하늘을 원망하며 말을 잊었다. 그 많은 인명과 재산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산은 무너져 큰 웅덩이로 변했다. 졸지에 옛 촉나라 땅 사천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 신이시여 이들을 보호하소서! 그 옛날에도 땅이 꺼지고 산이 무너진 후에 새로 길을 낼 수 있었듯이 사천인들이여 빨리 슬픔을 잊고 일어나 새로운 희망의 길을 개척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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