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상상력과 바보들의 행진 !
안동대 한문학과 교수. 시인. 신두환
조선시대 정승 홍서봉(洪瑞鳳)의 어머니 유씨 부인은 효와 시로 이름이 났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여인으로 이름이 높다. 그러나 그의 집안은 너무나 가난하여 거친 밥과 나물국도 자주 먹지 못하고 쌀독이 빌 때가 많았다고 한다. 하루는 집안에 고기를 사야할 일이 있어서 홍서봉의 어머니가 계집종에게 고기를 사오게 하였는데, 사가지고 온 고기의 빛깔을 보니 부패한 것 이었다. 그 당시는 약도 제대로 없던 터라 사람이 상한 소고기를 잘못 먹으면 죽는 일도 자주 있었다. 소고기는 상하면 그 빛깔에 파란 빛이 돈다. 그의 어머니는 계집종에게 묻기를 “그 집에 팔려는 고기가 얼마나 있더냐?”하고는 끼니를 못이어 가는 가난 속에서도 머리 장식을 팔아서 계집종에게 그 고기를 모두 다 사오게 해서는 담장 아래에 묻었다. 이는 동네에 다른 사람들이 사 먹고 병이 날까 걱정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씨인가? 소고기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지금 이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대한민국은 이런 아름다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라이다. 만약에 미국산 소고기가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판단되어 우리 국민 건강에 진실로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이 되면 몰래 사서 국민이 먹지 못하도록 파묻을 생각을 좀 해라. 왜 이런 정치인은 우리나라에 없는가?
지금 온 나라가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때문에 야단법석이다. 벌써 달포가 넘게 광우병 싸움이다. 단 몇 시간이면 충분히 해결할 일을 가지고 줄기차게 싸워대고 있다. 실익은 없고 국력을 낭비하는 상상력 키우기와 몇몇 국회의원 그 바보들의 행진은 끝이 없다. 국민들은 이 심각한 정치에 분노한다.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쓸데없는 공리공론으로 국력을 낭비하지 말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행하라! 병든 소고기인줄 알면서 그것이 인간에게 지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 그런 고기를 판매하는 나라가 과연 있을까? 있다면 국제사회에서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만약 이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 그 이후 이 혼란의 책임은 질 각오가 되어 있는가?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에 고대 중국 杞나라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몸 둘 곳이 없음을 걱정한 나머지 침식을 전폐하였다”고 하였다. 그래서 앞일에 대해 쓸 데 없는 걱정으로 일관하는 것을 두고 기우(杞憂)라고 한다. 한국의 국회의원 중에 몇 명은 미국산 소고기가 광우병을 일으켜 그 소고기가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사람이 광우병에 걸리면 이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큰 걱정에 빠져 있다. 참 으로 소가 웃을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거망동이 잘못이면 그것을 꼬집어라! 정치에 인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서 그 인재를 찾는가? 인수위 과정에서부터 시작해서 불법으로 모은 부자 내각에 이르기 까지 이명박 정부가 행한 일련의 인재등용의 미스를 시작으로 정치 스타일이 불신을 받고 있다. 대운하 정책, 영어몰입교육, 미국 소고기 수입 전면 개방, 모두 다 필요 한 것이라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진실 되게 국민을 설득 시키고, 모자라는 점이 있으면 수정하고 고치고 해야지 무조건 몰아 부친다고 해결이 되는가? 속도를 줄여라!
이 촛불시위의 초점은 미국의 미친 소에 있지 않다. 이명박 정치에 대한 앙띠다. 여기에 중학생이 동참하자 사태를 올바로 판단하고 바르게 자라나야 할 중학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다르다. 당신 아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것을 이용하는 무리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백성인가? 부화뇌동하는 학생들의 행동을 어른이 보면 얼른 집에 가서 공부하라고 타일러야 옳지 않나? 어떤 국회의원은 어설픈 영어로 복수, 단수 문제라고 연결시켜 중학생들이 뛰쳐나온다고 하니, 그 심각한 문제가 복수단수문제로 보아야 하는 문제인가? 그 국회의원이 진짜로 중학교 수준이다. 그러고도 어떻게 국회의원 한다고 떠벌이고 있는가? 이러고도 정치인이라고 나라세금을 축내고 있는가? 정부도 강력하게 기강을 잡아 나가라! 법에 저촉되는 자가 있으면 강력하게 처벌하라! 이것이 민주화라면 곤란하다.
우리가 이런 경우 흔히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낭패(狼狽)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의 고사를 한번 보자. 낭과 패는 전설상의 동물이다. 낭(狼)은 태어날 때부터 뒷다리 두 개가 없거나 아주 짧다. 그런가 하면 패(狽)는 앞다리 두 개가 없거나 짧다. 그런 이유로 이런 두 녀석이 앞다리를 얹고 뒷다리를 걸치고 하여 걸으려면 두 마음이 합치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나뒹굴기가 일쑤다. 도저히 만나서는 안 되는 결함을 가진 것들이 만나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나뒹굴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정치 진짜 낭패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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