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공무원들의 한탕 아리랑
신두환 안동대 한문학과 교수 · 시인
지방 공무원의 비리가 연일 터지고 있다. 대통령은 어디에 있는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다. 나라가 이 모양 이 꼴로 성한 곳 하나 없이 총체적으로 다 썩어가고 있고, 청렴한 공직자는 한 명 찾아보기가 어렵다. 국무총리와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고 했다. 공무원이 도둑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서울시 양천구청 사회복지과 8급 공무원이 장애인에게 지급 되는 돈 26억을 횡령한 사건과, 같은 구청 여성 복지과 직원이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장학금 1억 7천만여원을 횡령한 사건을 보면서 울화가 치민다.
또 용산구청 사회복지과 공무원이 1억, 해남군 사회복지사 7급 공무원이 10억, 부산 2개 구청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 지급될 돈 2억원 등 지방자치를 하는 것인지 도둑질을 하는 것인지 이런 공무원들의 부정한 소식을 들으면서 머리가 곤두설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어디까지 썩었는가? 도둑들에게 공무를 맡겨 놓은 셈이니 이러고서도 어찌 나라가 지탱하며 국민들의 원성이 없겠는가? 버러지만도 못한 공무원들을 일거에 척결하지 못하고, 그들에게 속아 살아온 국민들에게 속 시원할 정도로 처벌을 내리지 않고 있는 정부가 미워 죽겠다.
장애인과 저소득층의 자녀들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의 권익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한스럽고, 그들에게 봉사하고 도움을 주지 못했던 죄스러움에 코끝이 더욱 시큼해져 온다. 도대체 감독기관은 무엇하고 있었는가? 정부는 다른 일 보다도 먼저 공무원의 부패와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이 정도면 거의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부패 왕국이다. 중국은 공무원이 부패를 저지르면 공개 사형시킨다. 우리나라도 이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에 썩지 않은 곳이 어디에 있는가? 맹자 양혜왕 하편에 제나라 선왕이 왕도(王道)에 따른 정치가 무엇인지 맹자에게 묻자 맹자는 “옛날 문왕(文王)이 다스리던 기(岐)나라라는 곳에서는 경작자에게 9분의 1을 세금으로 부과하였고, 벼슬을 한 사람에게는 그 녹(祿)을 대대로 주었으며, 관문(關門)과 시장에서는 사정을 살피기는 하였으나 세금을 징수하지는 않았으며, 사람을 처벌하는 데는 당사자의 처자에게까지는 그 벌이 미치지 않았습니다. 늙고 아내 없는 사람을 ‘홀아비(鰥)’라 하고, 늙고 남편이 없는 사람을 ‘과부(寡)’라 하고, 늙고 자식이 없는 사람을 ‘외로운 사람(獨)’이라 하고, 어리고 아비가 없는 사람을 ‘고아(孤)’라고 하는데, 이 네 가지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궁핍한 백성들로서 호소할 데가 없는 사람입니다. 문왕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인정(仁政)을 베푸는 데는 반드시 제일 먼저 이들을 돌보았던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맹자는 정치란 제일 먼저 이들 지극히 불쌍하고 곤경에 처해 있는 환과고독(鰥寡孤獨)들을 돌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땅의 정치인들이이 일을 어찌해야 하는가? 일반 국민들도 저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려 나서고 어린 학생들도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려고 나서건만, 정작 저들을 돌봐야 할 공무원들만은 한 푼의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 그들에게 지급될 돈을 가로채 호화생활을 하고 있으니 아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이 일은 도저히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이 일이야 말로 모든 국민이 나서야할 문제이다. 광화문 촛불시위에는 시민단체나 종교인들까지도 참여하여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머리에 구멍이 난다고 외치면서, 이런 일에는 왜 침묵하는가?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이여 당신들이 제일 먼저 생각하고 제일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람들이 이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 일에는 왜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처럼 하는가? 언론인들은 자기의 밥그릇이 위협받는 일에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이런 일에는 왜 이리 소극적인가? 이런 공무원들의 부패를 집중 조명하고 감시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 아닌가?일자리 나누기도 참 좋은 일이지만 그 보다 먼저 공무원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철저히 감독하라. 그리고 신상필벌을 엄격하게 적용하라. 왜 촛불재판과 관련된 신영철 대법관 문제로 시비곡직을 가리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면서, 이 총체적으로 썩어가는 공무원의 부패에 대해서는 소홀한가?
장자(莊子) 산목(山木)편에 “후원 나무 위에 매미가 앉아 신나게 울고 있는데, 그 매미는 우는데 도취하여 사마귀가 뒤에서 자기를 노리고 있음을 모르고, 사마귀는 매미에 열중하여 참새가 그 곁에서 자기를 노리고 있음을 모르고, 참새는 또 사마귀에 열이 올라 사냥꾼이 탄환을 들고 저를 잡으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라고 했으니 한탕의 부정을 저지르려는 공무원들이여 이 말을 명심하라. 세상에 비밀은 없다. 지방자치제 하에 저질러지는 부정부패가 도를 넘고 있다. 이에 대한 처벌은 너무나 미온적이다. 우리 모두 공무원들을 철저히 감시해 밝고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자.
'한자문화콘텐츠 연구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사람들 (1) | 2024.11.25 |
---|---|
김연아의 겨울 동화 (0) | 2024.11.23 |
혼란한 세상을 사는 지혜 (3) | 2024.11.23 |
구솓되는 시골 늙은이 (1) | 2024.11.23 |
북한생각 (0) | 2024.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