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소단적치인(騷壇赤幟引)"은 시가에 있어서 문자메시지와 이미지를 창작논의 입장에서 거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연암의 시 쓰기이다.
“글을 잘 하는 자는 병법을 아는 것일까? 글자는 비유컨대 병사이고, 뜻은 비유하면 장수이다. 제목이라는 것은 적국이고, 전장(典掌) 고사(故事)는 싸움터의 진지이다. 글자를 묶어 구절이 되고, 구절을 엮어 문장을 이루는 것은 부대의 대오(隊伍) 행진과 같다. 운(韻)으로 소리를 내고, 사(詞)로 표현을 빛나게 하는 것은 군대의 나팔이나 북, 깃발과 같다. 조응이라는 것은 봉화이고, 비유라는 것은 유격의 기병이다. 억양반복이라는 것은 끝까지 싸워 남김없이 죽이는 것이고, 제목을 깨뜨리고 나서 다시 묶어주는 것은 성벽을 먼저 기어 올라가 적을 사로잡는 것이다. 함축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반백의 늙은이를 사로잡지 않는 것이고, 여음이 있다는 것은 군대를 떨쳐 개선하는 것이다.”
위 인용문에서 연암의 시 쓰기를 분석하면, 시의 문자메시지는 항상 의경을 따라 다녀야 한다. 마치 병사가 장수를 따라다니듯 해야 한다. 그리고 시어의 이미지는 늘 제목을 돌아보고 있어야 한다. 시에 있어서 언어는 제목을 격파해야만 한다. 분명하게 와 닿지 않는 검은 먹 덩어리처럼 골치 아프고 군대의 암호 같은 문자메시지에 대한 조탁과 문장 조어의 정련을 주문하고 있다. 모든 문자메시지는 제목을 향해 돌진하듯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시의 리듬감을 의식하고, 기발한 문자메시지를 사용하여 표현을 아름답게 하여야 한다. 상징과 이미지의 암시를 통하여 생동감 넘치게 글을 쓰라는 주장이다. 군대의 나팔이나, 북, 깃발은 의사소통의 신호이다. 이것은 문자메시지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이다. 조응이라는 것은 봉화이고, 비유라는 것은 유격의 기병이다. 조응은 호응관계로서 시어를 서로 돌아보게 하는 시 창작의 심화 과정이다. 문자메시지에 대한 상징과 이미지가 고립되지 않게 의사소통의 역할을 신속하게 해내야 한다. 봉화의 신호는 모든 군사가 바라볼 수 있는 문자메시지이다. 서로 다른 이미지를 대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묶어 놓는 행위는 예술의 추구이다. 시에 있어서 비유는 뜻을 명확하게 하고 사물을 바라보는 외물인식과 형상사유의 미적 표현이다. 유격의 기병은 빠르고 힘세며 생동감이 넘친다. 이것은 시가의 문자메시지 문제를 의식한 것이다. 연암이 주장한 전장과 고사의 언급은 문자메시지의 창작과정에서 상징과 이미지를 위한 사전의 창작과 활용을 주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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