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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매일신문 칼럼

경북매일신문칼럼- 우국애민(憂國愛民)의 비가(悲歌)

우국애민(憂國愛民)의 비가(悲歌)

 

신두환 안동대 한문학과 교수 · 시인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경제위기 해법은 피 터지게 싸우는 것이다. 말로만 여야를 떠나서 일치단결하여 경제 난국을 타개하자고 한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똘똘 뭉쳐 예산안이고 뭐고 무조건 반대, 무조건 강행만이 있다. 화합은 없고 평행선상에서 벌어지는 일방통행의 독주만이 있을 뿐이다. 민생은 말이 아닌데도 서로를 헐뜯고 당리당략에만 올인 한다.
뉴스는 세계의 월가가 몰락하고 저명한 금융회사들이 공중 분해되고 월스트리트의 간판들이 내려지고 있다고 전해오고. 국제적인 경제위기의 한파가 한국에까지 매섭게 몰아 부치고 있다.
도로변에 나붙은 ‘공장 싸게 팝니다.’라는 현수막이 세차게 불어대는 북풍 찬바람에 을씨년스럽게 흔들리고 있고. 밭에는 배추가 농부들에게 외면당한 채 그대로 얼어가고 있다. 주가는 폭락하고, 은행들은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은 지금 어두운 경제지표를 제시하며 고민에 빠져 있다. 달러는 치솟고 중소기업의 휴업과 폐업은 늘어만 간다고 한다. 도시의 거리는 불황의 여파로 적막한 분위기가 감돈다. 실물경제 위기가 심화하면서 수출이 줄고 내수 침체도 가속화돼 중소기업의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데도 경제위기의 해법은 없는가 보다. 정부도 뾰족한 수가 없나 보다. 별 대책이 없이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 밖에 할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지난 IMF 경제 위기 때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요인이나 국회의원들은 국난극복을 위해 돈 한 푼 내놓지 않았고, 집을 팔아 나라를 구하겠다는 사람은 더더군다나 한 명 없었는데 말로만 우국애민(憂國愛民)의 기수처럼 떠들어 대는 꼴을 보았다. 국민들은 나라를 걱정하여 금붙이를 모으는 데도 그들은 오히려 재산을 모으고 있었다. 언제 우리가 저 정치인들에게 무엇을 기대한 적이 있었는가? 또 서민들이 나서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우리의 암울한 경제 난국을 바라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만한 것을 찾아본다.

1913년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탔던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그의 조국 인도와 비슷한 시기에 식민 치하에서 신음하던 한국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남달랐다. 타고르는 한국을 위하여 희망의 메시지를 ‘동방의 등불’이란 시로 노래했다. ‘동방의 등불’은 그가 1929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이태로(李太魯)라는 당시 동아일보 도쿄지국장이 한국 방문을 요청하자 그에 응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국인에게 보낸 격려의 송시다.

동방의 등불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천국)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타고르가 주던 희망의 메시지를 위안 삼아 다시금 새겨 본다. 그 희망의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우리는 다시 세계의 의 밝은 빛이 될지니, 희망을 품고 이 난국을 견뎌야 하지 않겠나. 이 시점에 어찌됐건 경제 대책이 하나 나온 것 같다.

이대통령은 4대 강 정비 사업에 14조원을 풀어서 즉각 경제 살리기에 들어가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지방자치단체는 ‘대환영’이라고 하고 시민단체는 ‘사기극’ 이라고 하고 있다.

여당과 야당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국민을 절망시키는 이 대립이 우리의 희망을 조각조각 갈라지게 한다. 나의 조국 코리아여 제발 깨어나소서.

오늘 비분강개하는 선비의 마음으로 우국애민(憂國愛民: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사랑하는)의 비가(悲歌)를 부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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